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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정원
또다른 북토크에 참여하기 위해 땡스북스를 다시 들렀습니다.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저이지만 만화같은 상상력을 사랑하는 저와는 반대로 현실에 실재하는 풍경과 시간의 흐름을 사랑하는 팀 도쿄다반사의 「스트리트 도쿄」 는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자극이 되었습니다. 현장에서 저자분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니, 책 속에 녹아있던 이야기의 생동감은 대상을 면밀히 관찰하는 지극한 애정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질의응답 때 “좋아하는 음악을 찾는 방법“ 에 대해 답해주신 이야기는, 앞으로도 저만의 취향을 꾸준히 탐구하고 심화하는 데 있어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입문작이라는 개념은 기준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애니 입문작이 무엇인가요?" 하는 질문의 경우, '만화영화' 라면 투니버스에서 방영했던 「꼬마마법사 레미」 일 수도 있고, '인터넷에서 덕질했던 애니' 라면 플래시 애니 「나이트메어 시티」일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보통 '일본 애니' 라고 칭하는 '12화 단위의 TV 방영 애니 시리즈' 라면 「데스노트」라고 대답할 것입니다.이처럼 입문작의 개념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저에게 "동인음악 입문작이 무엇인가요?" 하고 질문하면 다소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중학생 때 무료 음악게임 「Dancing Onigiri」를 플레이하기 시작한 때부터 Cranky님이나 OSTER PROJECT님의 음악을 알게 되었고, Rayark사의 음악게임 「..
책방 땡스북스에서 열린 북토크를 다녀왔습니다. 임진아 작가님의 글과 그림을 무척 좋아해서 참여했는데, 작가님의 다정한 말과 뉘앙스 김동연 대표님의 유쾌한 진행이 어우러져 따뜻하고 활기넘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도 그 분위기에 덩달아 제가 경험했던 ‘듣기 좋은 말’ 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북토크 후 싸인회에서 "유진님의 말을 듣고 싶어요🤍 임진아" 라는 다정한 싸인을 받았습니다. 그림을 그리는걸 응원한다는 따뜻한 격려와 함께요. 좋아하는 작가님으로부터 저의 말을 듣고싶어 한다는 말과 앞으로 창작도 기대한다는 말을 듣는건, 의심할 나위없이 "듣고 싶은 말" 의 형태라고 믿고 있습니다.
망그러진 곰 캐릭터를 참 좋아해서 이모티콘과 인형도 샀고, 작가님 SNS에 올라오는 만화도 꾸준히 보는데, 그 엉뚱하면서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쏙 담겨 ‘완벽하지 않아도, 엉뚱해도, 아직 아이같은 면이 있어도 괜찮다’ 는 위로를 받았다.이 책을 선물해준 사람도 분명 나에게 이런 위안을 건네고 싶어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한다는 것은, 그 책 안에 담긴 마음을 선물하는 일이니까.
강풍올백이 수록됐다길래 너무 신기해서 후딱 다녀왔다. 혹시나 했는데 진짜 저 의상의 냐미가 담당캐였고! 삼동치가 계속 나와서 당황했지만 음악 속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치는거라 꽤 재밌었다. 샬롯 생일 주간이라 축하도 해주었다!
여자 주인공으로 좀 더 섬세하게 상대 캐릭터의 비하인드를 들여다보고 호감 경험을 쌓는게 진짜 재미있다. 정말 좋음.
작가가 SF 도서관 수준으로 방대한 지식과 막대한 애정을 쏟아부은 굉장한 단편집. 기상천외한 전개에도 빠져들며 설득되는 이유는, 어중간한 망상이 아니라 확고한 지식과 열정이 이야기의 세계를 단단히 지탱해주고 있기 때문이겠지. 현실은 타자의 고통을 너무나 쉽게 대상화하고, 공상은 쉽게 아픔에서 눈돌리게 하는 연약함을 지닌다. 그렇기에 우리는 한계 너머의 세계를 꿈꾸는 동시에 한계가 있는 세상 속에 존재하는 가치를 지키려는 강인함이 필요하다. 그 강인함이 소설이라는 표현 양식에 내재한다는 확신을 주는 단편들이 빼곡히 담겨있다. SF를 좋아한다면 무조건 권해주고 싶고, 아니더라도 잘 쓰인 소설로서 훌륭하니 추천해주고 싶다. 특히 맨 마지막 단편 ‘빛보다 빠르게, 느리게’ 는 꼭 애니메이션화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