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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정원
하늘은 내가 가장 자주 사진으로 담는 피사체중 하나다.가을 하늘은 함께하는 단풍의 여러가지 색이 다채롭게 어우러져 더욱 멋지다.
사람은 일부러라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읽어야 한다. 그래야 지금 내가 어디에 위치해 있고 어디를 향해 나아갈지 도움이 되는 이정표를 얻을 수 있다.
가을이라는 계절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고 있으면 풍요로움과 쓸쓸함이라는 상반되는 심상이 공존하는 것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물론 어느 계절이든 간에 사로 대치되는 요소들을 갖고 있지만, 유독 가을은 마음까지 물들이는 것 같은 새파란 하늘과 시들어서 뚝뚝 떨어진 뒤 바스러지는 검붉은 낙엽이 함께한다는 점에서 상승과 하강이 동시에 느껴지는 시기라는 것을 실감한다.아직 한해가 끝나기에는 2달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지만, 저녁 6시만 되어도 깜깜해진 하늘에 서늘한 달만 고요히 빛나고 그 아래를 쌀쌀한 바람과 함께 걷다보면 1년이라는 시간의 끝자락에 당도했다는 감각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시간의 끝에서는 누구든 간에 지나온 발자취를 되돌이켜 보게 되고, 대부분은 '이 긴 시간동안 나는 무엇을 한 것일까'..
동글동글한 인물 그림체와 대비되는 건조하고 서늘한 배경 묘사가 두드러졌고, 멸망이라는 소재를 사용하면서도 과장없는 간결함으로 묵직한 주제의식을 녹여냈다.작가가 세상과 인간 그리고 생명과 삶에 대해 깊은 생각을 많이 해왔다는 것을 느꼈고, 그걸 어떻게든 만화라는 형태로 방출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사무치는 감정이 이야기 곳곳에 배어나와 마음이 아렸다.주인공인 치토와 유리가 절망 속에서도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누고 눈싸움을 했던 건 서로에게 세상이 되어주는 것이 살아가는 것 그 자체였기 때문일 것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자주 얘기했을 뿐인데 깊은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있었고, 그 계기 덕분에 그 사람은 나와 각별한 관계가 생겼으며 지금도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그이는 나에게 뛰어난 음악을 만드는 수많은 아티스트를 알려줬고 Seiji Takahashi님과 Voile님도 덕분에 알게된 훌륭한 아티스트들이다. 좋은 음악이 인생에 있어 얼마나 귀중한 의미를 갖는지 알고 있고, 좋은 아티스트를 알아가고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에 이 앨범들을 갖게 된 것이 한없이 소중하고 뜻깊다.
어떤 고난은 힘들더라도 어떻게든 하나씩 내가 주도적으로 노력해서 해나가고 있다는 감각을 받는다면, 어떤 고난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제자리만 빙빙 돌면서 갑갑함과 슬픔이 고이는 것처럼 느껴진다.오늘은 후자를 크게 느껴 마음이 많이 슬픈 날이었다.사람들은 각자만이 공감할 수 있는 아픔을 지니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인생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나 역시 마주한 고난을 성숙한 태도와 주도적인 행동으로 헤쳐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그리고 동시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을 주저하지 말아야겠다.
실리카겔의 CD 앨범을 구매하고 단독 콘서트도 예매하면서 좋아하는 마음을 키워가던 와중 정규 2집 「POWER ANDRE 99」의 LP 앨범 예약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 턴테이블도 없었지만 어떻게든 마련해서 듣겠다는 굳은 마음으로 예약을 한 일자가 올해 5월 1일이었다. 여름이면 도착할 줄 알았던 LP는 안타깝게도 통관 과정에서 품질에 훼손을 입는 사고로 전량 재생산에 들어가게 되었고, 발송 지연에 대한 공지를 접하게 되었다. 그래도 올해 안에 받을순 있겠지 하면서 느긋하게 있어보려고 했지만 역시 안전한 수령을 할 수 있을지 신경이 쓰였던 건 사실이었다.오늘 드디어 LP가 도착해 언박싱을 했는데, 슬리브 내지를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그 안에 실리카겔 멤버 전원의 사인이 새겨져 있었다. 사인반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