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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정원
현대인은 주어진 일과를 하느라 많은 힘을 쏟고, 인간관계나 취미생활을 위해 시간을 투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누구나 피로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피로가 심해지면 평소보다 예민해지거나 아니면 반대로 무뎌집니다. 태도와 감정의 불균형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버거운 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휴식을 통해 몸과 마음의 균형을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Taishi님을 주축으로 하는 음악 레이블 Compllege에서 발매한 「In the Usual Motion」과 「In the Unusual Emotion」은 삶, 장소, 휴식이 인간의 행동, 감정과 서로 어떻게 연동되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앨범 시리즈입니다. 사람은 지치고 쉼이 필요할 때 늘 하던 행동을 선호합니..
여행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누구나 ‘떠나고 싶다!’ 라는 강렬한 욕구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대체로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나 동시에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좋아하는, 성격은 게으르면서도 성질은 참신함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저는 자주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바로 이웃나라이기에 닮은 점도 많지만 다른 점도 많은 일본은 저에게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는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2020년 초부터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19 사태는 하늘길을 대부분 봉쇄해 버렸고, 가고 싶다는 욕구가 있어도 갈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을 겪었습니다.그런 현실에서 저에게 큰 위로가 된 앨범이 「Journey into Japan」이었습니다. 이 음반은 2020년 혜성같이 등장한 동인음..
zohryu - Papillon「Limited Edition」 Embers Melody - Nature 高城みよ - Embroidery sea-no - 海底浴
예술가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창작법을 갖고 있습니다. 창작에는 그것을 만드는 사람 수 만큼의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예컨대 글을 쓴다고 하면, 저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흐름과 채워넣을 내용을 미리 머리속으로 한가득 만들어 두고 그것을 뭉근히 끓여서 드디어 글이라는 형태로 써낼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라면 저와 달리 무작정 글 프로그램부터 켜고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을 적어 내려 가며 그때그때 다듬을 수도 있겠지요. 어떤 방법이 더 낫다는 말이 아닙니다. 창작자는 그 사람만의 개성을 갖고 각자를 표현할 최적의 방법을 갖춰 최상의 결과물을 내기 위해 노력합니다.저는 작곡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음악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음악을 들을 때, 이..
지금보다 사람들이 좀 더 자연과 친숙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자연에서 태어나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았으며, 자연의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며 하루하루를 그 안에서 살곤 했습니다. 그러하니 자연스럽게 자연에 대해 친숙함을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자연이 인간에게 있어 친절한 것만은 아니었기 때문에 두려움과 존경을 담아 경외감 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하였습니다.猫叉Master(이하 네코마타마스터)님의 음악은 일명 월드뮤직이라고 불리는 민속적 색채의 음악이 많습니다. 특히 첫 앨범 「Raindrops」에서는 그러한 월드뮤직 악곡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저는 네코마타마스터님의 개인 음반을 전부 소장하고 있고, 그 모든 음반을 진심으로 사랑하는데도 굳이 「Raindrops」를 리뷰의 대상으로 ..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들어진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서 등장인물의 상황에 깊게 공감하거나 유사한 정서를 느끼는 사례는 아주 흔합니다.그런데 가끔은 ‘단지 만들어진 허구의 세상일 뿐인데, 우리는 뭔가 착각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픽션을 자주, 많이 즐겼던 사람일수록 픽션 세계가 가진 한계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때가 언젠가는 생깁니다. 그럴 때 우리는 때로는 회의감을 느끼며, 단순히 ‘허구적’ 이라는 이유로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느끼거나 심한 경우에는 무시하기도 합니다.하지만 ‘인간이 만든 픽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렇게나 아름다운 세상도 있구나!” 하고 느끼는 지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이는 통념적으로 생각하는 책이나 영화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저는 음악도 ..
사람은 사랑을 하면서 많은 것을 얻습니다. 이는 단순히 애정을 통한 안정감이나 두근거리는 고양감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사랑을 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많은 인생의 경험을 합니다. 기대를 했다가 실망을 하기도 하고, 상대방과 더 많이 가까워지려다가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사랑을 함으로서, 인생에 있어 내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 점이 있더라도 스스로 더 나아지고 싶다는 다짐도 하게 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Delicious love」의 주제는 단순히 ‘사랑’ 만이 아닙니다. 이 음반의 진짜 주제는 ‘사랑을 함으로서 스스로의 삶을 긍정하게 되는 자세’ 라고 생각합니다.타츠미 메구미님이 부르고 사노 히로아키님이 작곡한 이 「Delicious love」는 전반적으로 ‘사랑’ 에 대한 노래..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년시절에 ‘순수함’ 과 ‘환상’ 이라는 두 가지 성질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어린 사람 모두가 순진하거나 철없는 공상만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아직 어른이 되기 전 때묻지 않은 상상력 정도는 마음에 품고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Frost Era」는 그러한 어린시절을 지나왔을, 아티스트 본인을 포함한 모든 청자, 그리고 어쩌면 아직도 그들이 남몰래 품고 있을지도 모르는 순수한 환상에 대한 찬사를 담은 음반이라고 생각합니다.새삼스럽기 짝이 없지만, 저는 사실 음반에 있어 레코딩이 잘되어 있다던가, 믹싱이 잘 되어 있다던가, 고주파나 저주파가 잘 살려져 있다던가, 이런 부분은 정말 소위 말해 ‘1도 모르는 막귀’ 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해 이런 부분에 대해 ..